불교 미술에서는 궁극적으로 철학과 신앙과 예술이 만나게 된다. 그 셋은 분리될 수 없을 만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은 조형언어로 표현된 보편적 진리를 지향하여 왔으므로 불교의 철학과 신앙을 모르더라도 미술 작품을 통하여 종교적 숭고미와 예술적 조형미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불교 미술은 불교의 우주관, 세계관, 인생관의 산물이므로 그 예술적 표현 방법을 통하여 불교의 여러 면을 추체험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불상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나라 고대 조각사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는 조각의 전체적 흐름과 문제점들을 정치적 배경과 더불어, 시대에 다라 다르게 나타나는 양식, 민중의 신앙 형태와 관계되는 도상, 불상의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재료와 기법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불상을 다루는 것만으로는 그 세계적 위상을 알 수 없으므로, 인도와 중국에 걸쳐 이루어진 불상의 성립과 의미 그리고 양식과 도상의 변화 과정을 간단 명료하게 먼저 살펴보았다. 불교 미술에 대해 초보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책에 실린 도판과 설명을 통해서 우리 불교 조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개론서적 성격을 띠고 있다.